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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이도수 교수의 <나의 연하스승님들> 소개시리즈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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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용 기자
기사입력 2021-02-20 [14:30]

 

▲ [인물포커스] 이도수 교수의 <나의 연하스승님들> 소개시리즈 (12)  © 더뉴스코리아


[더뉴스코리아=김두용 기자] 생콩으로 먹어도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신품종 콩을 개발하여 세계적인 콩 박사로 주목을 받게 된 국립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정종일 교수에 대한 얘기를 자칭
콩 박사이도수 교수로부터 들어보기로 한다.

 

: 교수님은 영문학자인 걸로 알고 있는데 자칭 콩 박사는 무슨 뜻이지요?

 

: 나의 단골식당에 가면 식당주인이 "콩 박사 왔다. 콩 준비해라~"라며 종업원들에게 명합니다. 식당주인이 내 이름은 몰라도 콩 박사로 통하기 때문이지요.

 

: 음식으로 콩을 특히 좋아한다는 뜻이네요. 그렇다면, 왜 하필 다른 음식보다 콩을 특히 좋아하게 되셨나요?

 

: 내가 어릴 때는 늘 배가 고팠는데, 간식이 없어서 방 한쪽 구석 시렁에 매달아둔 메주를 어른 들 몰래 손톱으로 파내어 먹는 버릇이 있었어요. 굶주릴 때 몰래 파먹은 매주 콩 맛이 뇌에 강하게 입력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무슨 콩이든 다 좋아하게 되었어요. 내가 정년퇴임식 때, 수백 명의 졸업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고담을 하면서 콩 얘기를 하여 장내에 폭소가 터졌어요.

 

: 콩 얘기를 어떻게 하셨는데요?

 

: 나는 콩이면 무슨 콩이든 다 좋아합니다. 메주콩, 땅콩, 강남 콩, 삶은 콩, 볶은 콩,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합니다. 그러나 베트콩과 킹콩은 좋아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먹을 수 없기 때문에요.

 

: 폭소를 자아 낼만도 하네요. 그런데, 교수님이 진짜 콩 박사인 정종일 교수님을 잘 아세요?

 

: 전에는 잘 몰랐지요. 같은 종합대학구내에 근무해도 단과대학이 다르고 연령차가 심해서 접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내가 그 분을 예방하러 퇴직한지 오래된 대학으로 찾아갔어요. 말하자면, 콩소비자 대표 자격으로 콩 생산자 대표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 셈이지요.

 

: 서로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만나게 되었어요.

 

: 같은 종합대학 수의과 대학에서 정년퇴임하신 나와 동년배 교수 최상룡 박사님의 중재로 만남이 이루어졌어요.

 

: 콩 생산자 대표를 처음 만나서 뭐라고 하셨어요?

 

: 나도 콩 박사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이라 소개하면서 콩소비자 대표로서 콩 생산자 대표께서 개발한 신품종씨앗을 좀 줄 수 있느냐고 하니 기꺼이 주겠다고 하면서 1정도를 무상으로 주더군요.

 

: 그걸 어떻게 하셨어요?

 

: 대구 근교에서 농사짓는 동생에게 종자로 주어 시험 제배하게 하고, 딸에게도 소량을 주어 정원에서 시험 제배하게 했어요. 그런데 수확해 본 결과 생콩으로 먹어도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신품종 콩이 틀림없었어요. 그래서 자칭 콩소비자 대표로서 콩 생산에 일대혁명을 주도한 정종일 박사에게 찬사를 보내기로 했어요.

 

: 그럼, 신품종 콩을 연구개발한 정종일 박사에게 찬사를 보낼 겸 그 분이 그런 놀라운 업적을 쌓기까지의 과정을 좀 소개해주시지요.

 

: 그러지요. 일정시대에 우리나라에서 주()자가 붙은 고을마다 농고나 농전을 세워 인재를 길러내었어요. 경상도만 해도 진주, 상주, 성주에 농고를 세워 우수인재를 길러내었어요. 그게 해방 후에 농대로 격상되고, 그 후 종합대학이 설립될 때 모태역할을 했어요. 국립경상대학교가 설립된 후에 국제적인 명성을 떨친 학문분야가 농업생명과학분야였어요. 정종일 박사 이전에 장권렬 박사라는 분이 세계적인 콩 박사라고 알려져 있었어요. 정종일 박사는 그 분의 수제자인 셈이지요.

 

: 그럼 정종일 박사가 신품종 하영콩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스승인 장 박사의 연구를 계승하기 위한 것이었군요?

 

: 단순한 계승에 머물지 않고 스승의 연구를 발판으로 삼아 한 차원 더 높은 연구 결과를 낳은 것이었어요. 스승을 능가하는 제자를 두고 청출어람이라 표현하지요. 과학의 발전은 스승을 능가하는 제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니 바람직한 일이지요. 정종일 박사가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수학하고 돌아와 17년간 콩 연구 한 우물만 파온 결과로 하영콩아라는 신품종을 개발했어요.

 

: 그 콩의 특징이 무엇인가요?

 

: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칭할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지요. 그러나 생콩을 먹으면 비린내가 나서 못 먹지요. 그러나 신품종 하영콩은 생콩을 먹어도 마치 볶은 콩처럼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지요. 또 콩은 소화가 잘 안 되는 스타키오스라는 성분이 들어있어서 설사를 일으키기 쉬운데, 신품종 하영콩은 스타키오스 함량이 75%정도 낮아 소화력이 약한 어린이, 환자, 노약자들에게 좋은 영양식이 될 수 있대요.

 

: 하지만 신품종이 다음 대에서 그런 특징이 유전되지 않는다면 매년 하영콩종자를 새로 구입해야 되지 않을까요?

 

: 그런 염려는 전혀 없답니다. 완전 개량품종이기 때문이지요. 유전자 조작에 의한 신품종이 아니고 교잡을 통한 유전법칙을 이용하여 개발한 신품종이라는 것입니다.

 

: 정종일 박사가 이런 놀라운 학술적성과를 거두게 된 것은 그 분 특유의 자질이 있었을 듯한데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 큰 성취 이면에는 마니아 적 기질이 숨어 있어요. 미치지 않고(未狂者)는 통달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거든요. 그 점에서 나는 자식 나이인 정종일 박사를 존경합니다. 그 분은 스승 장권렬 박사의 수제자일 뿐만 아니라 나의 연하스승이기도 합니다. 50대 초에 학문적인 성취를 이룬 후, 모교의 발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자세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싶어요.

 

: 어떤 봉사활동을 하는데요?

 

: 학술활동을 통한 대외적인 인지도를 이용해 학교발전에 이바지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부총장직을 맡아왔어요. 앞으로도 대학 내에서나 지역사회에서 그런 요구가 계속 있지 않을까 싶어요.

 

: 대학에서 교수가 연구에만 전념하지 않고 감투에 뜻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 연구는 뒷전이고 오직 감투에만 뜻을 둔 교수를 소위 폴리페서(poli-fessor)’라 하지요. 폴리티션과 프로페서의 합성어이지요. 대학 내에서 폴리페서가 날뛰는 꼴은 눈꼴사나워 못 볼 지경이지요. 그러나 학문연구를 통한 모범교수가 된 후에 어차피 누군가 대학을 이끌어가야 할 현실에서 큰일 맡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봐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 엄석대처럼 반장질하기 위해서 학교에 오는 현상보다 모범생이 반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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