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인물포커스] 이도수 교수의 <나의 연하스승님들> 소개시리즈 (7)

가 -가 +

김두용 기자
기사입력 2021-02-08 [09:55]

 

▲ 장관상 수상자 이판태 사장이 이도수 교수의 연하스승 우송 할배다. (사진 가운데)  © 더뉴스코리아


[더뉴스코리아=김두용 기자] 구식 유교전통에서 탈피하여 글로벌시대의 가문전통수립에 앞장 선 영문학자 이도수 교수에게 진정한 조언자 역할을 한 문중 연하 할배 우송 선생에 관한 얘기를 들어본다
.

 

: 오늘 소개하려는 우송 할배라는 분을 항렬로 치면 할아버지뻘이 되고 연세로는 연하라는 뜻이겠지요?

 

: 맞아요. 내가 문중에서 종가계열이라 항렬이 낮고, 우송 할배는 지파계열이라 항렬이 높거든요.

 

: 그 분을 연하스승이라 칭하셨는데 몇 년 연하이지요?

 

: 정확히는 몰라도 같은 지방학교에 다녔기에 학년으로 따져 4년 연하 쯤 될 겁니다.

 

: 우송은 그 분의 함자입니까, 아호입니까?

 

: 아호입니다. 실은 그 아호를 제가 지어드렸습니다.

 

: 아호라면 무슨 특별한 뜻이 내포되어 있을 것 같은데요?

 

: 그래요. ‘어리석을 우()’, ‘소나무 송()’자이니 바보소나무라는 뜻이지요. ‘굽은 소나무가 조상 산소 지킨다.’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지은 아호이지요.

 

: 그 분이 비록 연하이지만 문학박사이신 교수님에게 조언자 역할을 하실 정도라면 학식과 덕망을 겸비하셨는가 봐요?

 

: 덕망은 저희 문중에서 으뜸이지만 정규교육은 중졸이 끝이라 학식이 풍부하지는 않아요. 그 점에서는 진주의 성인 김장하 선생과 흡사해요. 지극히 가난한 농가에서 수많은 형제자매들을 부양해야할 막중한 짐을 지고 고물상을 시작으로 하여 비철금속산업에서 성공하여 태광산업이라는 강소기업을 창업하여 우리 문중에서 제일 통 큰 기부를 하시는 분입니다.

 

: 그런 저학력자가 박학다식한 교수님의 조언자 역할을 하셨다니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 내가 교직에서 정년퇴임하기 1년 전부터 문중 일각에서 나를 전국 종친회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종가계열의 11대 종손인 제가 뿌리칠 수 없어서 종친회장직을 수락했어요. 그렇게 추대되었으니 당연히 부회장, 총무 등 실무인사들을 추천하여 회장 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을 기대했어요. 그런데 이상기류가 감지되더군요.

 

: 어떤 이상기류요?

 

: 회장의 손발노릇을 할 총무를 맡을 사람이 없었어요. 총무를 맡을 만 한 종친을 내가 지목하니 오래 전부터 종친회에 들락거리며 목소리를 높여온 모 인사가 그 사람은 안 된다면서 결격사유를 말하더군요. 알고 보니 그 분이 사리사욕을 위해 오래 전부터 종친회장 자리를 노리고 공작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더군요. 그는 내가 평생교직에서 보낸 백면서생인줄로 짐작하고 별별 교란직전을 펴기에 중대결심으로 문중 일대 숙청을 단행했어요.

 

: 문중종사에 갓 뛰어든 분이 장기간 문중종사에 관여해온 분들을 어떻게 숙청했어요?

 

: 내가 나름대로 영국에서 배워 온 서양심리학과 한국에서 공부해 온 동양성리학지식을 총동원하여 종친회이사들의 성분을 분석했어요. 30인 가까운 종친들의 성분을 분석해 본 결과 청기세력이 세 분, 탁기세력이 다섯 분, 나머지 25인은 그냥 눈치봐가면서 이리 저리 휩쓸리는 회색분자이더군요.

 

: 청기니 탁기니 하는 말의 개념을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 간략하게 설명하지요. 동양성리학에서는 인간의 기()로 성격을 구분했어요. 기가 머리 쪽으로 몰린 사람을 청기(淸氣)가 센 사람이라 규정하고, 기가 복부와 생식기에 몰린 사람을 탁기(濁氣)가 센 사람으로 분류했어요. 폭군들은 탁기가 센 대표인물들이지요. 성인, 현인, 의인이라 칭해지는 인물들은 청기가 특히 센 사람들이지요. 배우지 않고 스스로 깨닫는 사람들도 청기가 센 인사들이지요. 그걸 서양심리학으로 설명하자면 머리에 기가 몰린 사람을 두고 상향의지(superego)가 강한 사람이라 규정하고, 복부와 생식기에 기가 몰린 사람을 두고 하향본능(libido)이 강한 사람이라 규정해요. 동양심리학과 서양심리학이 이 점에서 일맥상통해요.

 

: 성리학과 심리학에 밝은 교수님이 문중의 탁기세력을 어떻게 숙청하셨어요?

 

: 먼저 청기인물을 포섭하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다행스럽게도 우리 문중에 진주의 성인 김장하 선생에 버금가는 청기인물이 있었어요. 그 분이 바로 우송이라는 아호를 지어드린 분입니다. 그 분에게 삼고초려하여 부회장으로 모셨어요. 그 분은 십대부터 문중종사 에 심부름을 해오셨기에 문중역사의 산 증인이었어요. 특히 문중의 흑 역사에 환했어요.

 

: 문중의 흑 역사라면 남에게 얘기하고 싶지 않은 수치스러운 역사를 뜻하는 말이겠지요?

 

: 맞아요. 종친들끼리 주도권 싸움을 벌인 얘기지요. 내가 종친회장이 되고 부터 종친회총회가 열리면 탁기세력들이 마이크를 독점하여 난장판이 되기에 그 흑 역사의 되풀이구나 싶어 작심하고 반격에 나섰어요. 모든 참석자들이 나보다 항렬이 높기에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어 탁기세력들이 문중을 장악하기 위해 뒷공론을 벌인 내막을 조곤조곤 보고 했어요. 그러자 문중여론이 180도 바뀌더군요. 그 여세를 몰아 저는 유교의 구태관습에 일대혁신을 단행했어요. 첫째혁신이 구식 족보를 철폐하고 한글세대들에게 맞는 이야기 가문역사책을 써서 문중에 보급했어요. 그 한글판 문중역사책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보인 신식 가문역사책이라 이를 모델로 삼아 새로운 가문역사책을 펴내는 경쟁이 여러 문중에서 일었어요.

 

: 교수님의 연하스승 노릇을 하신 우송 선생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주시지요.

 

: 내가 4년간 회장 직을 맡은 후, 우송 선생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주었어요. 그러자 큰 사건이 터졌어요. 대종 아래 1개 지파에서 대종을 상대로 문중 재산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어요. 그 파에서 대종 명의로 등기된 토지 1만평 정도를 자기네 지파 종중재산이라며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어요. 소송을 제기한 인사들을 알고 보니 전직 장관 급 인사인 형과 서울대 법대 출신 변호사인 동생이 주모자였어요. 안동지법에 제기된 소송이 대구고등법원으로, 또 다시 안동지법으로 환송되었다가 대법원에서 각하판결로 승소하기까지 5년 넘게 걸렸어요. 내가 수치스러운 이 문중송사를 굳이 공개하는 이유는 첫째로 중졸 학력의 청기가 센 우송 선생이 탁기가 센 장관급 종친과 서울대 법대 출신 엘리트 변호사 형제를 상대로 한 5년간의 법정투쟁에서 이긴 얘기를 널리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 그 어려운 법정 투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었어요?

 

: 긴 법정 투쟁에 지친 대다수 종친들은 포기상태에 빠졌어요. 그러나 청기가 센 우송 선생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겨루었어요. 결국 이긴 비결은 소송을 제기한 지파에서 청기가 센 노인 종친 한 분을 설득하여 법정 증인으로 세운 전술이었어요. 90대의 그 청기 센 종친은 초등교장 출신인데 그 분이 지은 동시가 초등교과서에 실릴 만큼 저명한 작가였어요. 그 분은 자기파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탁기가 센 두 형제의 사리사욕충족을 위한 공모였음을 법정에서 증언했어요. 그 사건이 종결되는 것을 보고 내가 감개무량하여 이렇게 말했어요. “나라이든 문중이든 도처에 탁기가 기세등등하게 설치는 세상에서 청기가 이기다니 감개무량하다. 탁기세력과 고군분투하는 청기세력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김두용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물포커스 관련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더뉴스코리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