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대구가 낳은 천재작가 '북성로의 밤' 조두진

<도모유키>, <능소화>, <유이화>, <북성로의 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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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용 기자
기사입력 2020-12-30 [13:13]

 

▲ [인물포커스] 대구가 낳은 천재작가 '북성로의 밤' 조두진   © 더뉴스코리아


[더뉴스코리아=김두용 기자]
조두진 작가에 대한 인물평은 대구 출신 영문학자 이도수 교수와 더뉴스코리아 김두용 기자 간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다.

 

: 교수님은 조두진 작가에 대해 대구가 낳은 천재작가라는 총평부터 하셨는데, 무슨 근거로 그가 천재라고 주장하십니까?

 

: 작가를 평할 때 필수적으로 두 가지 잣대를 들이대는데, 그건 통찰력의 깊이와 격에 어울리는 표현 능력이지요.

 

: 그럼 조두진 작가는 천재적인 통찰력을 타고났다는 말씀입니까?

 

: 그래요. 그가 그리고자 하는 특정 시대나 특정 인간에 대한 통찰력의 깊이는 천재 수준이라 봐요.

 

: 예를 좀 들면서 설명해주시지요.

 

: 조두진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역사소설 <도모유키>, <능소화>, <유이화>, <북성로의 밤> 등에서 그가 그리고자 하는 시대에 대한 통찰은 역사학자들도 혀를 내두르게 할 만큼 깊어요. 또 특정 시대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통찰은 심리학자들도 감탄할 정도 로 깊고요.

 

김 :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지요.

 

: <도모유키>는 정유재란 때 전라도 순천 인근 어떤 성에서 피아간 공방을 벌이는 왜군 장교 도모유키의 행적을 그린 역사 소설인데 400여 년 전의 사건인데도 현대의 독자들이 실화로 받아들일 만큼 잘 묘사되어 있어요. 그건 작가가 400여 년 전 그 시대와 그 시대의 인물들에 대한 통찰력이 탁월하기 때문이지요.

  

▲ [인물포커스] 대구가 낳은 천재작가 '북성로의 밤' 조두진   © 더뉴스코리아

 

김 : 그럼, 조 작가가 구사한 표현 능력 측면에서는 어떤 천재성을 발견할 수 있나요?

 

: 생사가 경각에 달린 전쟁 상황에서는 헤밍웨이가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구사한 건조체(hard-boiled style)을 썼어요. 그러나 격전 속에서 전개되는 왜장과 조선 여성 간의 애정 장면에서는 정서적 교감을 표현하는 화려체를 씀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과 이완을 교차하게 함으로서 독자들을 사로잡아요.

 

: 대구에서는 많은 저명 소설가들이 배출되었는데 특히 조두진 작가를 대표 격으로 내세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해방 전에 대구 출신 혹은 대구를 배경으로 작품을 쓴 대표적인 소설가로는 빈처”, “운수 좋은 날등을 쓴 현진건이 있었고, 6.25 사변 무렵 대구의 삶을 그린 소설 마당 깊은 집의 작가 김원일이 대표 소설가였어요. 이들에 비해 한 세대 후의 소설가인 조두진은 작품 수, 규모, 질적 수준에서 월등하다고 봐요. 조두진이 1940년대 개화기의 대구 모습을 그린 <북성로의 밤> 하나만으로도 앞선 두 작가를 능가한다고 봐요. 이런 평가는 나의 독단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고 서울대학교 미학과 출신이자 우리나라 저항문학의 태두 김지하 시인이 내린 평가이거든요.

 

: 김지하 시인이 어떤 계기로 조두진 작가에 대해 그런 호평을 내렸지요?

 

: 내가 수 년 전에 강원도 원주에 있는 아지트에 은거해 지내는 김지하 시인에게 가서 당 시 나의 신간 서적 <한반도 발 네오르네상스>에 대한 토론을 벌인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 김 시인의 추종자들 20여명이 동석했는데 내 책에 대한 토론이 끝난 후, 내가 10여권 사가지고 간 조두진 작가의 <북성로의 밤>을 보여주면서 내용 소개를 했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어떤 분이 이 소설을 영화화하면 부산을 배경으로 한 국제시장'을 능가하는 흥행을 기대할 수 있겠다라고 했어요. 이에 김지하 시인을 비롯한 대다수가 공감을 표했어요. 이에 용기를 얻은 내가 대구로 돌아와 대구 중구청장을 비롯한 정치가 몇 사람과 북성로에 자리 잡은 유명 음식점에 그 책 한 권씩을 배부했어요. 나에게 어느 정도 재력이 있으면 벌써 그 사업을 실천에 옮겼을 겁니다.

 

: “북성로의 밤이 어떤 내용이기에 교수님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높이 평가하세요?

 

: 그 소설에서는 해방 전 한반도에서 대구가 얼마나 중요한 도시였는지 알게 하는 내용이 다 담겨있어요. 당시 제1도시가 경성, 2도시가 평양, 3도시가 대구였기에, 경기고보 교모와 교복에 백선하나, 평양교보는 백선 둘, 대구교보는 백선 셋이었지요. 당시 대구가 영남지방의 중심으로 경상남북도를 통치하는 경상감사가 집무하는 경상감영이 있었어요. 대구 도심 향촌동에 있는 경상감영을 둘러싸고 사각형 성이 둘러싸고 있었지요. 그 사각형의 성에 네 개의 문(동문, 서문, 남문, 북문)이 있었는데 북문을 따라 동서로 뻗은 신작로를 북성로라 칭했어요.

 

: 소설 제목이 북성로의 밤으로 정해진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까?

 

: 있지요. 일본이 한반도를 징검다리로 삼아 중국대륙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 첫 교두보로 삼은 곳이 대구였어요. 그 바람을 타고 대구에 일본 상인들이 대거 몰려와 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성내에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인 상인들과의 싸움이 벌어지게 되었어요. 이에 친일파와 항일파 간의 뒤엉킨 싸움이 벌어졌지요. 이때 일본 거상 도미주로가 북성로에 4층짜리 백색벽돌 건물로 된 미나까이 백화점을 열었어요. 당시 수만 채의 단층 한옥으로 이루어진 대구 시내 전역에서 바라볼 수 있게 밤새도록 전깃불을 환히 밝혀두었어요. 당시 한국최초의 백화점 미나까이는 경부선 철도 교통편을 이용해 상품을 경성, 평양, 신의주 를 거쳐 만주 전역으로 유통시키는 상거래 요충 중심지였어요.

 

김 : 그럼, 그 소설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상대로 경제침탈을 한 얘기가 중심가닥을 이룹니까?

 

: 그게 소설의 주 가닥을 이루지만, 그 중심 가닥에서 파생되는 곁가닥이 더 재미있고 끝내는 곁가닥이 더 큰 의미를 암시하는 소설이지요.

 

: 더 큰 의미를 암시하다니, 어떤 의미를요?

 

: 일본거상 미나까이 백화점 사장 도미주로에게 고용된 한국인 배달부 노정주가 미나까이 백화점 사장 딸 아나꼬와 국경을 넘은 애정사가 소설의 대미를 장식하거든요. 그 외에 한국 교포들 간에도 친일 행각, 항일 투쟁 등이 또 다른 곁가닥을 이루고, 일본거상 미나까이 백화점에서 지척거리에 경남의령지주 이병철이 '삼성 상회'라는 간판을 내걸고 미나까이와 경쟁을 벌인 또 다른 곁가지 얘기도 역사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지요.

 

김 : 이 소설을 영화화하면 부산 배경 국제시장보다 더 큰 호응을 기대할 수 있겠네요.

 

이 : 그렇다니까요. 대구 근대화골목 투어가 인기 있는 테마 관광 주제가 되고 있잖아요. 대구 근대화골목 투어 코스가 소설 <북성로의 밤>의 무대 바로 그 자리이거든요. 이 소설의 이야기에다 당대 대구 명물 여성 광인 금달래얘기를 끼워 넣으면 인기 대박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텐데,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 안타까워요.

 

: 대구에 김달래라는 여성 광인이 있었어요?

 

: 있었지요.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미쳐서 집을 뛰쳐나와 반나체로 대구 거리를 별별 쇼를 다 하면서 다녔기에 그녀가 큰 장(서문시장)에 뜨는 장날에는 장꾼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니 구경거리가 없던 당대 대구 신민들에게 인기 최고 엔터테이너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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